임신 초기 난소 꼬임 수술 후기
인공수정을 한 후 임신 11주 차에 난소가 8cm까지 커졌고 난소가 꼬여서 수술을 받은 이야기를 포스팅했어요. 증상과 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아니, 그런데.. 수술이 한번으로 끝이 아니었다는 거.. 첫 번째 수술에서는 난소를 제거하지 않고 꼬인 것을 풀기만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난소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거.. 첫 번째 수술에서 난소 꼬인 것을 풀면서 안에 물을 좀 빼냈다고 했는데 건드려서 그런지 퇴원할 때 검진하니 좀 더 커져있는 상태였어요. 이러다가 터지는거 아니야..? 할 정도로 초음파에 가득한 까만 난소 크기, 무섭더라구요 ㅠ
첫번째 수술 후 집에오다.
첫번째 난소꼬임 수술을 마치고 2박 3일의 입원 끝에 집에 왔어요. 아직 오른쪽 난소가 부워있는게 느껴졌고 복강경 수술로 인해 배에 구멍도 뚫려있지만 집에오니 좋더라구요.
집에와서 몸이 좀 괜찮은 것 같아서 첫째랑 오랫만에 장난감으로 놀기도 하고 집에 어질러져 있는거 몇개 치우고요. (가만히 못있는 성격..ㅋㅋ) 가족들이 누워있으라고~ 누워있으라고 해서 저녁때는 좀 누워있었지만 남편은 출근하고 첫째는 내가 케어해야하는데 누워있을 수 있나요 ㅠ
퇴원 후 이틀이 지난 후 아침 7시쯤 화장실에 다녀와서 다시 누웠는데 잠시 후 갑자기 배에 통증이 또 오기 시작했어요. '아.. 망했다 또 꼬였다' 한 번 난소꼬임 통증을 겪어보니 이번에도 꼬였다는게 확실히 느껴지더라구요. 통증을 잘 참는 편이라 첫째 출산때도 자궁문이 어느정도 열렸을 때 병원에 갔는데 이건 정말 못참겠어요. 30분정도 참아보다가 도저히 안되겟다 싶어서 남편 깨워서 또 병원으로 향했어요.
그만가고싶다 병원...
두번째 난소꼬임 진단
산부인과 응급실에 난소꼬임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또 꼬인것 같다고 전화하니 지금은 정상진료시간이라 진료실로 가라고.. 다행히 병원에 도착했을 땐 통증이 좀 잦아들어서 접수하고 기다렸어요. 10분정도 기다리니 다시 통증이 올라오고 간호사분께 제발 차례 앞으로 바꿔달라고 사정했더니 제 상태 보시고는 빠르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ㅠ
담당 선생님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배를 부여잡고 오는 저를 보시면서 깜짝 놀라시고 또 꼬인거냐며.. 네 ㅠ 또 꼬였습니다 ㅠ
일단, 초음파를 먼저 봤는데 아가는 잘 놀고 있어요. 난소는 8cm에서 6cm로 작아졌구요. 하, 근데 진료 그만보고 제발 진통제 주세요 진통제 ㅠㅜ
담당 선생님은 이번이 두번째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 난소를 절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잘라주세요 잘라주세요"를 외쳤죠.
난소절제수술에 들어가다
일주일도 안되서 다시 왔기 때문에 수술 전 검사는 지난번 자료를 사용하신다고 했어요. 추가검사 없는거 정말 땡큐!
임산부가 맞을 수 있는 진통제를 처방해 주셨는데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서 마약성 진통제 요청해서 바꾸었구요. 수술은 응급으로 진행되어서 응급실로 올라간 후 바로 진행되었어요. 거의 1시간도 안되어서 진행된 것 같아요.
지난번 수술 때 척추마취를 이미 했기 때문에 또 하면 임산부에게 좋지 않다고 해요. 하반신만 마취를 하고 수술을 진행한다고 했어요. 마취과 선생님이 주사를 놓으니 점점 사라지는 하반신 감각들. 정신은 깨어있기 때문에 혹시 수술 중 통증을 느낄까봐 불안해서 질문을 엄청 많이 했는데 다 친절히 대답해주신 마취과 선생님 감사해요 ㅠ
수술 중에도 제가 불안해하지 않게 머리 위에 서서 과정 다 설명해주시고 안심시켜주셨어요.
이번에도 복강경 수술로 진행되었는데 지난번에는 구멍을 3개 뚫었지만 이번에는 난소를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구멍을 하나 더 뚫었어요.
수술은 차질없이 진행되었고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어요. 수술 준비과정 제외하고 수술시간만 따지면 체감상 40분정도!?
두번째 입원
수술을 마친 후 응급실에서 경과를 지켜보다가 병실로 이동했어요. 원래는 2박 3일 입원이지만 집에 가면 제가 자꾸 돌아다니니까 남편이 그냥 병원에서 더 쉬다오라고 3박 4일 입원으로 결정했어요. 수술 당일에는 역시 소변줄 꼽고 계속 누워있었구요. 하반신 마취를 했기 때문에 마취가 잘 풀리도록 발가락과 다리를 자주 움직이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발가락도 잘 안움직이더니 밤이 되니까 마취가 완전히 풀렸어요.
다음날 아침에 소변줄 빼고 저녁식사부터는 미음을 주셨어요. 이 흰 미음을 또 보다니 ㅠ 미음을 보면 정말 내가 환자구나 하는게 실감나요.
수술 후에 소변 잘 나오는지 확인하라고 해서 엄마 팔 잡고 일어나는데 아랫배가 묵직!!! 첫번째 수술했을 때 일어나는게 불편하긴 했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확실히 두번째 수술은 다르네요 ㅠ 자궁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ㅠ
신기하게 상처는 안아픈데 배 안쪽이 불편하고 묵직하더라구요.
둘쨋날까지 푹 쉬고 셋쨋날부터 엄마랑 같이 천천히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운동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퇴원하는 날, 초음파를 봤늗네 오른쪽에 난소가 없다 ㅋㅋㅋㅋ 난소없는게 왜이렇게 안심이 되던지, 진짜 통증 아직 안쪽은 다 낫지 않았으니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하셨어요.
퇴원 후 절대안정
퇴원 후 집에서 제가 안정을 취해야하니 2주간 시어머님이 왔다갔다 해주시면서 첫째아이 케어해주고 제 밥도 해주시고 남편도 챙겨주시고 아주 고생하셨어요 ㅠ 정말 지금생각해도 너무 감사해요 ㅠ
그런데, 진짜 절대안정 취하라고 진짜 누워만 있기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어머님이 안계실 땐 제가 집안일좀 하고 첫째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하면서 살짝씩 움직였는데 그럴 때마다 오른쪽 난소가 있었던 쪽이 따끔따끔 했어요 ㅠ
퇴원하고 5일 후 수술테이프 제거하러 가면서 움직이면 따끔거린다고 하니 "아니, 움직이시면 안돼죠!!"하고 혼났네요 ㅋㅋㅋ
지금은 수술한지 한달이 지났어요. 수술하고 2주까지는 진짜 불편하고 무기력증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어요. 배도 계속 따끔거리구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회복한 것 같네요. 임신 16주차로 안정기에 들어서기도 했구요.
뱃속의 아기도 저도 가족들도 모두 고생한 난소꼬임 수술이었어요. 다시는 겪고싶지않은 그 통증 ㅠ 세상 살면서 그만큼 아픈 통증은 없을거에요.
난소꼬임 통증 정도
인터넷 찾아보다보면 난소꼬임은 애낳는것 보다 아프다. 진짜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하는 말이 많잖아요. 저도 그 글들을 찾아보고 내 통증이 그정도인가? 아닌가? 정말 헤깔렸어요. 아프긴 아픈데 이것보다 더 아파야하나? 아닌가?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그 통증이 맞아요. 오른쪽이나 왼쪽 아랫배 중 한 군데가 진짜 허리가 꼬부라질 정도로 쉴새없이 아파요. 어떤 자세를 취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난소꼬임이 맞아요.
그럴 땐 주저없이 병원으로 가세요. 더 늦게가면 통증만 길어질 뿐이니까요.
난소꼬임 수술을 두번이나 하게 된 후기를 남겨보았어요. 난소꼬임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글이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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