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난소 꼬임 수술 후기
인공수정 2차만에 둘째 임신에 성공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쭌쭌 맘. 첫째 때는 직장도 다니고 아주 자유롭게 돌아다녀서 둘째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임친 극초기부터 엄청나게 돌아다녔어요. 안정이 뭐임?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안정이지! 하는 마음으로 ㅎㅎ
그런데 그럼 안되는 거였어요.. 첫째랑은 다르게 저도 나이도 들고 몸의 증상이 다를 수도 있는 건데..ㅠ
난소 비대 진단
하루 종일 앉을 새도 없이 돌아다녔더니 밤에 자기 전 소변을 보는데 휴지에 손바닥만 하게 분홍색 피가 묻어나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첫째 둘러업고 남편이랑 병원 응급실로 향했어요. 병원 초음파를 봤는데 다행히 아기에게는 이상이 없고 많이 돌아다녀서 아기집 주변에 피가 고였으니 누워있으라는 진단을 내려주셨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는데 인공수정으로 호르몬제를 맞아서 그런지 오른쪽 난소가 비정상적으로 커져있는 상태라고 하셨어요. 정상은 3cm인데 지금 제 난소는 6cm로 커져있다고.. 이렇게 난소가 커지면 난소가 꼬일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꼭 누워있으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어디 누워만 있을 수 있나요 집에 있으면 집안일을 하게 되고 개인적인 일도 봐야 하고 무엇보다 첫째는 어떻게 하냐고요 ㅋㅋㅋ 되도록 살살 움직이려고 노력하면서 지냈어요.
난소 꼬임에 대해서 찾아보니 진짜 아기 낳는 것보다 엄청 아프고 걷지도 못한다는데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오겠어?, 조심하면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그대로 했어요.
첫 번째 난소 꼬임
지난번 응급실에 다녀온 지 일주일 후 자다가 화장실 다녀왔는데 어..? 배가 아프다? 임신 중 배가 아프다는 건 유산의 징조라고 생각해서 당장 응급실로 달려갔어요. 이땐 통증이 막 엄청나게 심하진 않았고 오른쪽 배가 욱신욱신 따끔따끔한 느낌.
초음파를 봤더니 애기는 다행히 무사하고 난소가 8cm로 더 커져있었어요. 맙소사.. 시간이 지나면 작아진다고 했는데 왜 더 커진 거지?
난소가 단순히 커진 것으로 아프지는 않고 원인불명이니 내일 정상진료시간에 내원하라고 해서 다음날 다시 병원에 찾았어요. 담당 선생님이 초음파를 보더니 난소가 많이 커져서 물을 많이 먹어야 하고 꼬이지 않게 누워있으라고 하셨어요. 언제까지 누워있으란 말인가.. 어젯밤에 아팠던 것은 난소가 꼬였다가 풀렸던 것 같다면서 다시 아프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미리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다녔던 부천 서울여성병원은 다행히 난소 꼬임 수술도 하는 곳이라서 여차하면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이어서 다행이었어요.
두 번째 난소 꼬임 그리고 수술
첫 번째 난소 꼬임을 한 번 겪고 아.. 진짜 내 난소가 꼬여서 수술할 수도 있겠다 하면서 후기를 엄청 찾아보고 증상들도 엄청 찾아보았어요. 하루 종일 눕눕 하지는 못하지만 첫째 케어할 때도 되도록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려고 하고 집안일도 평소보다 덜 하면서 지냈어요.
그리고 임신 10주 차 밤. 배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자다가 새벽 5시쯤 배 통증에 깨어났고 지난번에 한번 아파봤다고 정확히 난소 부분이 아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애기는 멀쩡한데 이건 난소 문제다 하는 느낌! 이대로 병원에 가면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자연적으로 풀릴 때까지 참아보려고 1시간 동안 통증을 참았는데 와...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6시쯤 남편 깨워서 또 응급실로 달려갑니다. (이게 몇 번째 응급실행이야 ㅠ) 응급실에 가려고 남편 차 빼는 거 기다리는데 그 짧은 시간이 너무 힘들고 ㅠ 서있지도 못하고 앉아있지도 못하고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산부인과에 도착해서 응급실로 바로 올라갔는데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으니까 휠체어로 진료실까지 이동시켜주고 초음파 볼 수 있게 간호사분들이 옷도 갈아입혀주셨어요. 온몸이 갑자기 너무 춥고 덜덜 떨려서 간호사분들이 막 손도 잡아주고 주물러주고 난리 난리 ㅠㅜ
응급실은 제 담당 선생님이 아니고 처음 보는 선생님이기 때문에 진단이 좀 늦어요 ㅠ 초음파를 봤는데 난소 꼬임은 초음파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난소 꼬임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일단, 진통제 좀 달라고 울면서 애원하니까 임산부가 맞을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놓아주셨어요. 진통제 놓을 혈관을 찾는데 통증으로 혈관들이 다 수축을 해서 바늘만 한 다섯 번 넘게 찌른 듯 ㅠ 그래도 진통제를 놓으니 10분 만에 살 것 같더라고요. 기록을 위해 사진 찍을 힘도 생기고요 ㅋㅋㅋ
8시쯤 제 담당 선생님이 출근을 하셔서 제 상태를 보시고는 지금은 진통제를 맞아서 통증의 정도를 알 수 없으니 지켜보다가 통증이 계속되면 오늘 수술을 하자고 하셨어요. 오늘 수술을 하게 될 수 있으니 오전에 수술 전 각종 검사들을 미리 다 받았어요. 진통효과가 제대로 들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 검사과정을 다 어떻게 했을지 걱정되더라고요.
통증은 사라졌는데 오른쪽 배에 묵직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12시쯤 다시 오신 담당 선생님께 배가 아직 묵직하다고 하니 수술을 진행해야겠다고 ㅠㅜ 결국 1시쯤 수술실 하기로 하고 수술은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임신 중 사용할 수 있는 약물만 사용하 것이고 임신 중에 수술을 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라고 안심시켜주셨어요.
수술실까지 휠체어로 이동해서 수술대에 오르니 진짜 실감 나더라고요. 마취는 척추마취로 진행하고 마취제를 놓고 얼마 되지 않아 마취에 빠져든 것 같았어요. 다시 일어나니 수술은 완료되어있었고 진통제가 아직 잘 듣고 있는 건지 추가로 놓지 않았는데도 통증은 없었어요.
복강경을 위한 구멍은 총 세 개를 뚫었어요. 원래는 1~2개면 되는데 임산부라서 배 안에서 기계를 움직이는데 제한이 있어 구멍을 하나 더 냈야 한다고 수술 전에 설명을 들었어요. 그래도 실제로 배에 구멍이 뚫려있으니 느낌이 이상하고만..
양쪽 난소가 모두 꼬여 있었는데 왼쪽 난소는 정상 크기였으나 아주 살짝 꼬여있어서 풀어주었고 오른쪽 난소가 심하게 꼬여있었지만 괴사 되지는 않아서 모두 풀어내 주었다고 하셨어요. 절제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싶다가도 또 꼬이는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이 들더라고요. (이 불안감이 실제가 될 줄은 이땐 몰랐지)
2박 3일 입원 후 퇴원, 그리고..
근데 신기하게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을 땐 통증이 없더라고요!? 당일에는 소변줄을 꼽고 있어서 누워서 꼼짝도 안 하고 있었어요. 자세를 바꾸기 위해서 뒤척일 때 배와 상처가 묵직한 것 외에는 큰 통증이 없어서 너무나도 신기했어요.
수술 다음날 아침에는 소변줄을 빼고 점심때부터 미음을 먹기 시작했어요. 미음은 정말.. 첫째 이유식 처음 시작할 때 빼고는 본 적이 없는데 내가 이걸 먹고 있다니..
수술 다음날 오후부터 걷기도 잘 걷고 소변도 방귀도 다 잘 나와서 회복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말 고생하셨다고 간호사분이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ㅜㅠ
난소 꼬임은 보통 시험관을 했을 때 발생하는데 인공수정을 했을 때에도 난소가 붓고 꼬일 수 있다니 정말 방심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다행히 회복은 빨랐지만 약물도 많이 쓰고 수술까지 해서 뱃속의 아가가 놀라지는 않았을까 걱정되었는데 퇴원할 때 초음파를 보니 너무나도 잘 놀고 있어서 안심 또 안심. 역시 아가는 강하구나~
수술하는 동안 첫째는 시부모님이 봐주시고 남편은 병원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출퇴근하고 엄마는 와서 병간호해주시고 아주 가족 모두가 고생을 했네요.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퇴원을 했는데 이틀 후 다시 배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O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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