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44
쭌쭈니와 함께한지 벌써 44일이 되었어요.
아니, 이제 44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더 크네요.
쭌쭈니를 낳기 전 언니가 쌍둥이를 낳아 키우는 모습도 보고
아이를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
아이키우는거 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무한 자신감이 있었고
무엇보다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지요.
그리고 우리에겐 인터넷이 있잖아요 ㅋㅋ
출산 전에도 후에도 인터넷으로 방대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쭌쭈니를 낳으면 이렇게 해줘야지! 하고 저만의 육아지침을 세워보기도 했어요
쭌쭈니를 낳고 진짜 현실육아를 하며 드디어 내가 세운 육아지침을 실행할 때가 되었어! 하며
몇주 되지 않은 아이에게 오랫동안 젖을 물려야 모유가 잘나온다며 온몸을 마사지해 깨우려하고
몇시간동안 안먹으면 탈수가 온다는 말에 곤히 자고있는 아이를 억지로 깨워 또 먹이려하며
이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애는울고, 나는 먹여야겠긴 하는데
모유는 왜 또 충분히 안나와서 애가 더 힘들어하는 것 같고 ㅠ
내가 찾아본 육아지침이 정말 우리 아이한테 맞는 방법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결론은 엑스..!! 인터넷은 참고일 뿐! 엄마의 감을 믿자!!
그 후로는 아이가 자는걸 억지로 깨우지도 않고
아이가 먹다가 자면 다음에 일찍 깨어나서 먹으려 하더라도
먹고싶을 때 먹을 수 있도록 했어요
인터넷에서 나온 내용대로 아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고
아이의 패턴에 맞추니 아이도 편하고 제 마음도 편하더라구요.
역시 육아는 아이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고 엄마마다 다른거겠죠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친언니가 보내준 여러가지 육아책 중
지금 저의 생각과 딱맞는 책을 발견했어요
읽다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도 많았어요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죠
[ 프랑스 아이처럼 ]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출산과 육아를 힘들게 생각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엄마와 아이 그리고 가정을 모두 중요시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는
대략 그런 내용의 책이지요
저도 쭌쭈니를 사랑하고 뭐든지 다 해 줄 수 있지만
너무 헌신하는 육아보다는 제 생활도 지키고 쭌쭈니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법을 배워가는
그런 육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책의 내용이 경험담을 서술하고 있고 그 와중에 본인이 느꼈던 프랑스 육아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요
제가 공감하고 좋다고 느꼈던 몇몇 구절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 프랑스 여자들은 침착하게 대처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걸
자랑스러워함으로써 헌신을 표현한다. 』
저도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며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을 헌신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지요.
제가 생각한 '헌신'의 의미는 새벽에는 잠을 못자면서 아이를 먹이고 내 시간은 없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것은 생각도 못하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었어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 일상이었는데
아이를 낳고 주말에 남편이 말하더라구요
" 주말에는 내가 볼테니까 친구들도 만나러 나가고 친정에도 자주 가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대"
이 말을 듣고 아, 맞아 나 혼자 육아하는 것이 아니지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함께 육아하는 사람이 있으며
아이를 낳고도 아이를 낳기 전처럼 까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자유는 누려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이를 낳으면 잠도 부족하고 평소와는 생활패턴도 달라지고
힘든점들이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의 취미, 나의 생활, 친구들, 가족들 역시 중요하기에
너무 육아에만 몰두하지 않고 기존에 해왔던 것들도 균형있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엄마인 내가 행복해야 아이에게도 행복한 마음으로 사랑을 줄 수 있으니까요~
『 아기가 태어난 직후 밤마다 칭얼대는 아기에게 곧장 달려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기 스스로 마음을 달랠 기회를 갖도록, 반사적인 반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출생 직후부터요. 』
출생 직후부터..!!??
태어난지 몇일 안된 신생아가 뭘 안다구 ㅠ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많은 의사나 전문가들이 신생아도 다 느끼고 알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쭌쭈니가 울 때 바로 안아주지 않고 옆에서 지켜서서 스스로 달랠 기회를 한번 줘 보았지요.
좀 더 울때는 가슴에 손을 얹고 목소리로 달래주기도 하고
아주 많이 울때만 안아서 달래주었어요.
아기는 무조건 안아서 달래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숨소리만으로도 진정이 되더라구요
정말.. 태어난지 몇일 됫다고 ㅠ 혼자서 눈물도 그치고
오구오구 ㅠ 별게 다 기특하더라구요
생각보다 신생아도 할 줄 아는게 많다는 것도 느꼈어요
다행히 쭌쭈니는 신생아때부터 지금까지 밤에 잘 울지않고
잘 자는 순딩이 아들이지만 가끔씩 울 때 안아주면 잠을 깨버려서
바로 안아주기 보다는 어떤상태인지 살피고 배고프지 않으면 가슴에 살포시 손을 얹어서 달래주어요.
신생아때는 짧은 잠을 여러번 자고 점차 잠과 잠 사이를 이어서 긴 잠을 잔다고 해요.
그런데 운다고 확 안아주면 잠이 깨어버리고 결국 통잠자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가 되겠지요 ㅠ
『 배가 고프다고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도 한밤중에 공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위도 쉬어야 한다는 걸 알고 먹지 않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아기들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 』
배고파도 먹지 않아도 된다고? 아닌데 분명 먹고싶을 때마다 젖을 물리라고 했는데!?
조금만 배가고파 보여도 조금만 칭얼대도 바로 젖을 물리려하는 제자신을 발견하니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라구요 ㅎㅎ
그리고 쭌쭈니는 밤에 너무나도 잘 자는 아이였어요
3주째 까지는 밤에 2번정도 깨어서 먹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1번정도 깨서 먹거나
아니면 새벽 1시정도에 먹고 쭉 잔 후 아침 5시~6시 사이에 일어나는 아주 효자였지요
근데 또 잘자도 불안하더라구요
분명 4시간 넘게 안먹으면 탈수가 일어난댔는데
깨워야하나..? 하고 몇번 깨워도 봤고
굉장히 피곤한 어느날 같이 잠드는 바람에 한 번은 7시간을 쭉 잔적도 있었지요.. ㅎㅎ
식겁하면서 일어나 얼른 먹였는데
이런 저런 상황을 겪으며 든 생각은
아이가 괜찮으면 괜찮다! 아이의 패턴대로 가자! 였어요.
물론 너무 긴 시간을 먹지 않고 자면 깨워야겠지만
4시간 이상 잔다고 무조건 억지로 깨워서 먹이는 것은 하지 않기로 했지요 ㅎㅎ
그러고 나니 점차 아이가 스스로 먹는 시간 패턴을 만들더라구요
『 아이를 울리기 전에 엄마가 '지금부터 무엇을 하려 하는지' 말해주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
이 방법은 책을 보기 전부터 쭌쭈니에게 항상 해 주었던 거에요
뱃 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은 청각이 발달되어 태담을 많이 해주면 좋다고 하지요.
신생아에게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자극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항상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어요.
배고픈데 분유를 타 줘야 할 때에도
우는 쭌쭈니에게 '엄마 분유 타 올게 조금만 기다려요' 하고 꼭 이야기 해 줬구요.
팔을 흔들다가 놀라서 울음을 보이면
'쭌쭈니가 팔때매 놀랐구나, 엄마가 안아줄게 많이 놀랐어?' 하는 식으로
마음을 읽어주는 이야기도 하구요 ㅎㅎ
부모와의 대화가 아이의 인지발달에도 도움이되고
긍정적인 애착형성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해요.
『 아이의 취향, 리듬, 개성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모두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걸 배워야 한다. 』
남편과 쭌쭈니를 가졌을 때부터 이야기 했던 육아관
다른건 못해도 '사회성'만은 좋은 아이로 키우자!
저희 부부가 생각한 사회성은 여러가지가 포함되어 있지만
사회적인 규칙을 잘 지키고 예의가 바른 아이가 되는것 이었어요.
공부를 못해도 사회성이 좋으면 오케이!
물론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요
나중되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바른 아이가 되었으면 해요.
『 아이를 토요 음악교실 따위에 등록시키는 목적은 두뇌신경망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재미를 위해서다. 빈의 수영강사처럼 프랑스 부모들은 '일깨우기'와 '발견'의
힘을 믿는다. 』
최근 베이비 캐슬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와.. 엄마들의 교육열 장난 아니더라구요
우리 아이는 그저 하고싶은걸 하며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베이비캐슬을 보고나니 나중에 학교에 가면 저런 친구들 속에서 경쟁하겠구나
그땐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외국도 교육열이 치열하겠지만 대부분 접하는 소식은 한국의 교육방식과 비교하며
경쟁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 추구하는 느낌이었어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주입식으로 교육 받는 것 보다는
자립성과 자율성을 더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점차 교육과정이 바뀌어가고 있는데 쭌쭈니가 학교에 갈 때 쯤이면
어떻게 또 바뀔지 모르겠지만 점차 우리 아이들이 각자 개개인의 생각을 가진
개성있는 아이들이 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쭌쭈니가 자는사이 카스테라에 차한잔 할 수 있는 여유도 있고
책 한권 읽으면서 힐링도 하고
아직까지는 행복하기만 한 육아를 하고 있지만
곧 이런 여유도 사라지겠지요 ㅎㅎ
그래도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엄마의 행복도 아이의 행복도 가정의 행복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해보렵니다~
육아를 하는 모든 맘들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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